누구의 도시인가...


정태춘

가는구나 이렇게 오늘 또 떠나는구나
찌든 살림 설운 보퉁이만 싸안고 변두리마저 떠나는구나
가면 다시는 못 돌아오지 저들을 버리는 배반의 도시
주눅든 어린애들마저 용달차에 싣고 눈물 삼키며 떠나는구나

아~ 여긴 누구의 도시인가 동포 형제 울며 떠나가는 땅
환락과 무관심에 취해버린 우리들의 땅 비틀거리며 구역질하며

가는구나 모두 지친 몸으로 노동도 버리고 가는구나
어디간들 저들 반겨맞아 줄땅 있겠는가 허나 가자 떠나는 구나

가면 다시는 못 돌아오지 저들을 버리는 독점의 도시
울부짖는 이들을 내리치는 저 몽둥이들의 민주주의
절뚝거리며 떠나는 구나

아~ 여긴 누구의 도시인가 동포형제 울며 쓰러지는 땅
분노와 경멸로 부릅뜨는 우리들의 땅 부글거리며 끓어오르며

가는구나 하늘 맑은 곳으로 이제 주소 없이 떠돌지라도
사람의 땅에서 쫓겨 그 땅에 눈물 뿌리며 저들 식구가 떠나는구나
사람의 땅에서 쫓겨 그 땅에 눈물 뿌리며 오늘 또 떠나는구나
............

참 오래된 노래지만...
지금도 진행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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