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우비 오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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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비 오던 날' - 조문영 25현 가야금, 전제덕 하모니카

*
최영숙 시인의 '여우비 오는 날'

"똥 퍼"
한 통에 칠천원이란다
"똥 퍼"
한 통에 만원이란다
가득 차면 만이천원이란다
된다 안 된다 한바탕 소란 끝난 뒤
"그래도 똥 치우는 값이 제일 싼 거여"
대문 닫히고 텅 빈 골목
여우비 후둑이다 간다
동쪽 하늘부터 맑게 갠다
싱긋 웃는 연초록 포플라 잎새...

*
도시에 아파트 문화가 형성되면서 이 시에 등장하는 풍경은 옛날의 흑백사진이 되어 버렸다. 구태여 냄새 나는 배설물인 '똥'을 거래하지 않아도 되는 깨끗한 세상이 된 것이다. 그런데 정말 세상은 깨끗해진 것일까? 내가 보기에는 그렇지 않다. 냄새 나는 '똥'을 멀리한 덕분에 우리는 마음속에 '똥'을 가득 채우게 된 건 아닐까?
- 안도현의 아침엽서

*
토요일과 일요일...
술독에 빠져 있다 출근했다.

한 낮에 여우비가 내리더니 이내 그친다...

곧 가을이 오고 겨울이 올텐데...
아직도 뭔가를 찾아야 한다는 생각과
무었을 찾아야 할지도 모르는 이 놈의 망각(忘却)이
오늘 하루도 어수선하게 만들어 놓고는
다시 저녁이다...

신이 인간에게 준 선물 중에 가장 값진 선물이
이 놈의 "망각(忘却)"이란다...

이 놈의 망각이 없었다면 아마도 인간의 두뇌는
차고 넘쳐(overfull) 버렸을 거다...

아프간 피랍, 동두천 미군 전차, 전두환, 노태우, 5.18, 등등...
이 죽일놈의 망각 속에 사라져 간다...

젠장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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