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초 길에 본 들꽃...


벌초 길에 본 들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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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초' - 설산

인적 끊긴 무너진 돌담 옆
버려진 신발 속 한 줌의 흙 빌려
억척스럽게 뿌리 내린
불러 주지 않는 이름으로 잊혀진 풀 포기

가꾸어지지 않아 살아난 야성
버거운 자유로 결실을 맺지 못하여
벌, 나비의 벗도 되지 못한 채
잎새조차 고운 색 담지 못하고
마파람에 말라 버려 반 줌으로 돌아가리니

이제 남은 바램은
허기진 들짐승의 주림을 채워 주는 소임을 하는 것
그나마 이루고 돌아 간다면
님을 뵈올 때 덜 부끄러우리니.

*
평소 좋아 하시던 약주 몇 병 사들고 나선 길...
도착한 곳에는 이름모를 들꽃이 지천에 가득하다.

큰 절로 인사하며,
약주 한잔 따라 드리고 나도 한잔...
못 다한 이야기 들려 드리며,
또, 한잔 따라 드리고 나도 한잔...
이생에 남은 당신의 가족 이야기 전해 드리며,
거듭, 한잔 따라 드리고 나도 한잔...

오랫만에 이렇게 마주 앉아
당신에게 약주 몇 병을 비워 드리고,
돌아오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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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꽃이 무리를 지어 피어 있는 모습이 아름답다.
인터넷에 검색해 보니
이 하얀 꽃의 이름은 "등골나물"...
서양에서 이민 온 들꽃 이란다...

'등골나물'이란 이름이 붙은 연유는
잎의 가운데 잎맥이 사람의 등골과 같이
고랑이 져 있어 붙여졌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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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머리카락을 바람에 나부끼고,
발 길을 멈춰 한참을 바라 본 이름 모를 풀꽃...

어찌보면 꽃처럼 보이지 않는 꽃...
그런데 분명 예쁘게 피우고 있다.
향기도 없이...

길섶과 들판에 태어나 온갖 발길에 짓밟혀도
끈질기게 살아 남아
꽃을 피우는 이름 모를 들풀...

들풀을 사람들은 이들의 이름을 몰라 '잡초'라고 한다.
윤구병 선생의 '잡초는 없다' 라는 글이 생각난다...

잡초는 없다...
이제 부터는 '이름없는 잡초'라고 하지 말고
'이름 모를 들꽃' 이라고 하자...

이 세상에 태어난 모든 생물들은 나름대로의
쓰임새가 있고 의미가 있을 것 이다.

잡초라는 달갑지 않은 이름을 벗어 던지고
제 이름으로 불리우는 날이 언제일지...

* 참고 1)
'도깨비바늘' Spanish Needles
귀침초(鬼針草)라고도 한다.

* 참고 2)
'등골나물' - 국화과 여러해살이풀,
서양등골나물 - 메꽃과의 여러해살이풀

* 참고 3)
참고로 3번째 사진의 꽃 이름을 아시는 분은
댓글로라도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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