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솔의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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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솔의 한(恨) - 김영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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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한(恨)'이 많은 민족이다.
그래서 우리의 가락에는 마디마디 회한과 설움 같은 것이
맺혀 있다.

어떻게 들으면 청승맞기까지 하지만,
가슴 밑바닥에서 울려 오는 우리의 소리는
오랜 세월 이 땅을 딛고 살며 일구어 온
민중의 삶이 응축된 가락으로 자연스레 풀어져,
강물처럼 흐르는 소리다...

우리의 뼈와 살과 피로 엮어 가슴으로 들려주는 우리의 선율,
우리의 가락은 우리의 내면을 울리며 돌아오는
그리움과 회한의 소리처럼 잔잔하고 깊다...

세상 잡 것들 다 접어두고,
흐르는 강물처럼,
불어 오는 바람처럼 가슴을 쓸어 내리며
살아온 날들의 기록이
그대로 우리 가락이 되고,
우리의 소리가 된다...

가만히 눈을 감고 듣고 있노라면
우리의 선율은 이렇듯 본성이 착하고 여리며 깊고 단단하다...
때로는 애절하고 애달프고 가슴이 시리도록 서럽기도 하다...

그랬다가 신명이 나면 어깨춤을 들썩이며 흥겨움을 풀어내는
우리의 가락과 우리의 소리를 외면하고,
우리의 입과 귀와 가슴이 닫혀있는 지금,
우리가 얼마나 우리의 정서가 담긴 소리에
마음이 닿아 있는가 곰곰히 생각해 볼 일이다...

때로는 가야금이나 거문고, 대금, 해금 같은
우리의 민속 악기가 엮어내는
우리의 소리에 몸과 마음을 기대어
잠시의 여유를 가지고
정신의 깊이가 느껴지는
'우리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 봄도
바람직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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