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겨울의 증언


한 겨울의 증언

詩人 김영태

1.
눈이 온다
아이들은 눈 속에 파묻힌다
어두운 방에서 접시들의
신비스러운 摩擦音(마찰음)이 들린다
아이들의 흰 주먹 속에는
보이지 않는
彈力(탄력)이 들어 있다
말없이 나는
길들은 燈皮를 닦는다

눈이 온다
백지보다 흰 언덕으로
날아가는 흰
새,
흰 羽毛 (우모)
언어,
말없이 아내는
길들은 燈皮(등피)를 닦는다

수염보다 더 연하고
바람보다 가벼운
눈이여

조금씩 나는 動搖(동요)되어 간다

2.
밤마다
골반 속에 燈皮(등피)를 켠다
벌거벗은 시계와 대화를 한다
언어는 보이지 않는다
흰눈 속에는 탄력이 들어 있다.
어떤 절대적인 하얀
손 안에
시계폭탄이 들어 있다

박수소리가 들리는
세 개의 촛불,
열아홉 개의 煉炭 (연탄)구멍,
꽃을 삼킨 입술 속에
캄캄한 大洋(대양)이 넘실거린다.
무한히 나는
언어를 삼킨다
나의 육성을 듣기 위해서,
천공의 수많은 별들이
갑자기 쏟아질 것 같아서,

새야
어리디어린 흰 새야
어느 날 降雪(강설)이 내려
신세계의 아침,
지상에는 신비스러운 너의
痕迹(흔적)도 보이지 않았다

밤마다, 나는
골반 속에 燈皮(등피)를 켠다
두 눈에 파란 불을 켜고
두더쥐가 되어
벌거벗은 시계를 파먹는다
어떤, 절대적인 눈에는
흰 언덕으로 굴러 떨어지는
개미의 疾走(질주)를
어리디어린 새야
證言(증언)하지 않으면 안된다


[ 김영동 - "하나", 안이호 노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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