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아침 - 한대수


하루 아침 - 한대수

*
하루 아침 눈 뜨니 기분이 이상해서
시간은 열한시 반, 아아 피곤하구나
소주나 한 잔 마시고 소주나 두 잔 마시고
소주나 석 잔 마시고 일어났다

할 말도 하나 없이 갈 데도 없어서
뒤에 있는 언덕, 아아 올라가면서
소리를 한번 지르고 노래를 한번 부르니
옆에 있는 나무가 사라지더라

배는 조금 고프고 눈은 본 것 없어서
광복동에 들어가, 아아 국수나 한 그릇 마시고
빠 문 앞에 기대어 치마 구경하다가
하품 네 번 하고서 집으로 왔다

방문을 열고 보니 반겨주는 개미 셋
'안녕하세요 한 사장, 그간 오래간만이요' 하고 인사를 하네
소주나 한 잔 마시고 소주나 두 잔 마시고
소주나 석 잔 마시고 잠을 잤다




[ 강산애 - 하루아침 ] '듣기 → Play 버튼'

**
매일 이어지는 주(酒)...
그래도 네가 있어 시름을 달래는 구나...


Trackbacks 0 / Comments 0

Leave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