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냄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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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냄새...


*
우리 주변에는 많은 냄새들이 있다.
좋은 냄새를 맡기도 하고,
역한 냄새를 맡기도 한다...

나에게 좋은 냄새가 다른 사람에게는
역겨운 냄새 일 수도 있다...

동료들과 한잔 하고 들어 오는 길에
약간의 미풍을 타고 내가 좋아하는 냄새가
코에 전달 됐다.

술기운에 어지러운 정신까지 맑게 하는...

갓 풀벤 뒤에 맡는 냄새와
낙엽 태우는 냄새를 좋아 한다.

갓 풀벤 내음이 났다...
그 냄새의 근원지를 찾아보니
자그마한 논에 오늘 벼베기를 했나 보다.

향긋한 풀내음 같은 냄새가 머리를 흔들고 간다.
마음이 평온해지고 여유로움이 생긴다...

논...
갓 베어진 벼...
모진 시련의 세월을 이겨내고,
마지막으로 이렇게 하잘 것 없는 나에게...

자신들의 중요한 것을 베어서
선물로 주시는 구려...

*
김영동 - 영혼의 피리...

고요한 가운데 울리는 영혼을 흔드는 것 같은 종소리...
길게 여운을 남기며 종소리가 사라진 후의 고요...

이어서 고요를 깨며 범종 소리와 함께
불규칙한 철현금의 소리를 뒤로
세파에 찌든 심신을 어루만지 듯
높았다 낮아지고 길었다 짧게 울리며
이어지는 피리 소리...

오늘 술에 취하진 않고...
냄새와 소리에 취하는 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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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동 - "영혼의 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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