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의자 - 백창우
- Stories.../길가 소리...
- 2008. 7. 28.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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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창우 시, 곡, 노래
1.
어느 날 이 황량한 도시를 떠나 멀리 있는 친구에게서
낯익은 표정을 담은 한 장의 엽서를 받을 때
우리들은 쓸쓸한 기쁨을 부어 몇 잔 소주에 취하고 싶구나
잊혀진 이름들은 없는지 잊혀진 얼굴들은 없는지
하늘의 높이를 알기도 전에 날개를 접어버린 우리들
사랑을 하고 싶은데 지친 몸을 기대고 싶은데
삐꺽이는 나무의자 하나도 없어 가슴이 추운 우리들
바람 높은 거리에 서서 짤랑짤랑 주머니의 동전을 세며
포장마차의 작은 공간이 그리운 우리들...
2.
어느 날 스산한 저녁무렵 거대한 도시의 한켠에서
세상에 잔뜩 겁 먹은 늙은 거지를 만날 때
우리들은 건조한 슬픔을 부어 몇 잔 소주에 취하고 싶구나
버려진 이름들은 없는지 버려진 얼굴들은 없는지
'살아있음'의 참 뜻을 알기도 전에 마음을 닫아버린 우리들
너의 손을 잡고 싶은데 나의 노래를 나누고 싶은데
삐꺽이는 나무의자 하나도 없어 가슴이 추운 우리들
어둠 깊은 거리에 서서 짤랑짤랑 주머니의 동전을 세며
포장마차의 작은 공간이 그리운 우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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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창우...
그는 여러 권의 시집을 낸 시인이며,
대중에게 잘 알려진 "내 하나의 사람은 가고"라는 절절한
노래방 애창곡을 남긴 대중가요 작곡가 이다...
개인적으로 '인간 백창우 시인'을 좋아한다...
이 곡은 이 곳에도 한번 소개한 적이 있다.
또한, 여기 블로그에도 그의 노래가
몇 곡 소개되어 있다...
(- 찾아보기 힘들까봐 링크해 놓는다.
나머지는 직접 찾아 보시길...
"별을 사랑한 소년의 이야기 - 백창우"[크릭]
이 곡은 젊은 시절 술 취하면 흥얼 거리던 노래다.)
백창우 시집...
몇 번의 이사로 지금은 그의 시집 한 권 남지 않았다...
그렇게 좋아하고 즐겨 읽던 그 조그마한 시집들...
지금까지 없다는 것 조차 모르고 살았다니...
시원한 그늘 나무의자에 앉아서...
아님,
무덥다는 핑계로 선술집에서 몇 잔 술 먹고
잊고 지냈던 공간과 과거들을 떠올리며
돼지 멱따는 목소리로
목청 것 부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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