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ies.../주저리주저리... choouk 2007. 8. 18. 01:32
선생님은 모르셔요 * 공부를 마치고 집에 오면 동생은 늘 혼자 잠들어 있었어요 눈물자죽이 있는 뺨에는 파리들이 까맣게 앉아 있었어요. 빈 그릇이 밥 먹은 데로 널려 있는 부엌에서 식은 밥을 덜어 먹고 설겆이를 했어요. 깨어 우는 동생에게도 식은 밥을 먹였어요. 숙제를 하다 보면 동생은 공책 위로도 걸어 다니고 찢기도 해서 숙제할 수 없었어요. 칭얼대는 동생을 업어도 주고 달래다보면 언제나 해가 졌어요. 부엌에 동생을 데리고 앉아 저녁밥을 지으면 타오르는 불꽃마다 성난 선생님의 얼굴이 보였어요. 저녁을 먹은 뒤에는 고추도 가렸어요. 한번도 내 말을 믿지 않는 선생님. 일학년이 어떻게 그런 일을 할 수 있느냐고 공책은 왜 찢었느냐고 회초리로 제 종아리를 때리는 선생님... 선생님은 모르셔요 제가 숙제 못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