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냇가에 떠오른 詩...
- Stories.../주저리주저리...
- 2007. 8. 17.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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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내 - 공광규
*
아내를 들어올리는데
마른 풀단처럼 가볍다
두 마리 짐승이 몸을 찢고 나와
꿰맨 적이 있고
또 한 마리 수컷인 내가
여기저기 사냥터로 끌고 다녔다
먹이를 구하다
지치고 병든 암사자를 업고
병원을 뛰는데
누가 속을 파먹었는지
헌 가죽부대처럼 가볍다
*
시인 공광규는 1960년 충남 청양에서 태어났다.
1986년 '동서문학'으로 문단에 나왔으며,
1987년 '실천문학'에 현장시들을 발표했다.
시집으로 '대학일기' '마른잎 다시 살아나' '지독한 불륜' 등이 있다.
*
아내...
"누가 속을 파먹었는지 헌 가죽부대처럼 가볍다..."
몇 일전 휴일...
시냇가에 마주 앉아 고기를 구워 먹었다...
준비한 아이스박스에선 온갖 것이 다 나온다.
아침 나절부터 바쁘고, 분주하게 준비했나 보다.
나는 고작 배나온 몸뚱아리 하나에 자동차...
미안함과 고마움의 잔을 따랐다.
말로 표현은 못하지만...,
이보게... 이렇게 늙어 감세...
*
음악 : 김영동 - 사랑의 슬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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