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층에서 본 거리...



이층에서 본 거리 - 다섯손가락

수녀가 지나가는 그 길가에서
어릴 적 내 친구는 외면을 하고
길거리 약국에서 담배를 팔 듯
세상은 평화롭게 갈길을 가고
분주히 길을 가는 사람이 있고
온종일 구경하는 아이도 있고
시간이 숨을 쉬는 그 길가에는
낯설은 그리움이 나를 감싸네
이층에서 본 거리 평온한 거리였어
이층에서 본 거리 안개만 자욱했어

해묵은 습관처럼 아침이 오고
누군가 올 것 같은 아침이 오고
아무도 찾아오지 않는 이유로
하루는 나른하게 흘러만 가고
구경만 하고 있는 아이가 있고
세상을 살아가는 어른도 있고
안개가 피어나는 그 길가에는
해묵은 그리움이 다시 떠오네
이층에서 본 거리 평온한 거리였어
이층에서 본 거리 안개만 자욱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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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화의 열기가 한창 뜨거웠던 1987년 발표된 다섯손가락 앨범에 수록된 곡.
다섯손가락 리더인 이두헌은 1987년 혼탁했던 정국과 거리의 풍경을 담담하게 묘사한 곡이라 한다.
가사를 가만히 음미해 보면 모순이 지배했던 당시의 상황을 조금은 짐작할 수 있을 듯하다.
지금도 마찬가지 이지만...

구경만 하는 아이도 있고,
세상을 살아가는 어른도 있고,
그 와중에도 세상은 평화롭게 돌아만 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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