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쯤에서 다시 만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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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 겨울...
으스스한 한기를 느끼며 걸어서 오는 길...

오늘...
아는 이는 헤어짐이 아쉬워, 맹세와 함께 결혼을 하고...

슬픔과 기다림에 여전히 익숙치 못한 나는...
주머니에 손만 길게 뻗어
종종 걸음을 재촉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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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쯤에서 다시 만나게 - 이정하 詩

네게 가는길이 멀고 멀어
늘 내 발은 부르터 있기 일쑤였네.
한 시라도 내 눈과 귀가 그대를 향해 열려있지 않은적이 없었으니
이쯤해서 그를 다시 만나게 하소서.

볼수는 없지만 느낄수는 있는 사람.
생각지 않으려 애쓰면 더욱 생각나는 사람.
그 흔한 약속하나 없이 우린 헤어졌지만
여전히 내 가슴으로 남아 슬픔으로 져무는 사람.
내가 그대를 보내지 않는 한 언제까지나 그대는 나의 사랑이니
이쯤에서 그를 다시 만나게 하소서.

찬이슬에 젖은 잎새가 더욱 붉듯
우리 사랑도 그 처럼 오랜 고난후에 말갛게 우러나오는 고운 빚깔이려니
함께한 시간은 얼마되지 않지만 그로인한 내 슬픔과 그리움은
내 인생 전체를 삼키고도 남으니
이쯤에서 그를 다시 만나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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