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

 

천국 - 이영광

봄꽃 그늘 지날 때
먼 것들, 모두 지척에서 숨 쉬고
숨 거둔 것들은 돌아와 심장에.
나는, 나는 저 흰 꽃의 깨끗한 흰빛이
참 마음에 드네.
신은 아무래도 이곳을 
천국으로 지은 것 같으다.
사람이 낳는 괴로움 아니라면
고통은 받아들일 수 있네.
사람이 짓는 괴로움도 칼 받듯 하얗게
봄날엔 받을 수 있네

우주는 다 하늘이고
지구는 하늘의 작은 별나라
꽃 피듯 생이 제 혼몽을 젖히고
죽은 것들 꽃향기에 받아 적시는
반갑고 서러운 해후가 있어,
그늘이 희게 살찌는 날.
아무래도 신은 이곳을
천국으로 지은 것만 같으다.
아이 손에 부서지는 장난감처럼
천국은 오래 천국을 망치는 손안에 있었지만
하얀 그늘 하얗게 지고 나면
이곳은 또 천국의 지옥일 테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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