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편지...
- Stories.../주저리주저리...
- 2019. 4. 28. 20:23
*. 즐거운 편지…
1.
내 그대를 생각함은 항상 그대가 앉아 있는 배경에서 해가 지고 바람이 부는 일처럼 사소한 일일 것이나 언젠가 그대가 한없이 괴로움 속을 헤매일 때에 오랜동안 전해 오던 그 사소함으로 그대를 불러 보리라.
2.
진실로 진실로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까닭은 내 나의 사랑을 한없이 잇닿은 그 기다림으로 바꾸어 버린 데 있었다. 밤이 들면서 골짜기엔 눈이 퍼붓기 시작했다. 내 사랑도 어디쯤에선 반드시 그칠 것을 믿는다. 다만, 그때 내 기다림의 자세를 생각하는 것뿐이다. 그동안에 눈이 그치고 꽃이 피어나고 낙엽이 떨어지고 또 눈이 퍼붓고 할 것을 믿는다.
- 황동규(1938.4.9~ )
**.
바람이 불어오는 방향에 앉아
스마트폰으로 그대에게 문자를 합니다…
한 단어 한 단어를 조심스럽게 써 내려 갑니다…
그리곤 고개를 들어 불어오는 바람을 느껴 봅니다…
오랫만에 써 내려간 문자메세지…
그냥 불어오는 봄 바람에 날려 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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