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親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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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악 : 김영동 - "가을소리" (대금)


자네가 보고 싶네...

*
휴일.. 담배 하나 물고 바라보는
하늘은 온통 먹구름으로 가득하네.

어제 비가 내리는 모습을 창밖으로 한참을 바라보고 있자니
문득 자네가 떠올랐네...

아직도 어릴 적 우리의 생활들이 영사기 필름 돌듯
하나 하나가 생생하다네...

성우, 철희, 성수, 재호, 재수, 연일, 종민,
성희, 영희, 등등..
모두 잘들 지네시는가...???

서로의 어깨에 통기타 하나 메면
부러울 것이 없었던 시절...

한달 차이로 간 군대...
그때 당시 훈련소에 입소한 모든 훈련병에겐
훈련기간 내내 담배를 지급하지 않았던...

한달 먼저 입소한 자네는 퇴소하기 전날
갓 입소한 나를 몰래 화장실로 불러 냈고,
이등병 계급장을 단 가슴 주머니에서
'군인수첩'을 꺼내 수첩 사이에 눌려있던
군용 담배 두개피를 내게 건네 주었던...

여름이라 지독한 냄새가 났던 화장실이지만,
지금도 그때 담배 맛을 잊을 수가 없네...

15일의 짧은 군 휴가때면
제일 먼저 통닭 몇 마리 사서
군인이 군인을 면회 갔고,

다시 복학한 대학은 여전히 시끄러웠지...
많은 의견과 이야기로 늦게까지 마시던
'삼거리집' 그 술집도 그립다네.
돈이 없어 소주만 시키고 무료로 주는 순대국 국물에
소주를 마시고 있자면,
인심 좋은 아주머니가 그냥 퍼주는 '순대와 쭈꾸미'도 그립네.

대학을 졸업하고 각자의 삶을 바쁘게도 살아왔지...
적지 않은 세월을 맞이하고 보내왔네...
문득, 이젠 버려도 좋은 만한 내 몸뚱이를 쳐다보네...
자네와 나,
후회가 없지 않는 세월이지만
나름 성실하게 살아 왔다고 자부하네...

여보게...
아직도 할 일이 많은 세월을 살아야 하겠지만,
가끔 안부나 전해 주시게...

이젠 가을인가 보네.
내가 유난히 가을을 타는 이유로
벌써부터 이런 회상 아닌 회상에 젖어 보네...

내 소리없이 한번 찾아가겠네...
반갑게 주량 껏 마셔 보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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