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출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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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리 : 대금연주곡 - "티끌같은 이 마음" ]


아침 출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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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출근길...
젊은 부부는 헤어지기가 아쉬운듯
두 손을 꼭 잡고 지하철 입구까지 가서는
남들 의식 않고 몇시간 헤어짐의 아쉬운 키스를 나누고
손을 흔들어 믿음의 배웅을 한다.
저녁이면 다시 반갑게 만나리라는 행복감에
젖어 있는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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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출근길...
귀에 MP3 이어폰을 끼고 독특한 패션에
남들 시선은 의식하지 않고, 한쪽 팔을 유난히 크게 휘저으며
2% 부족한 눈망울을 가졌지만
앞만 보고 힘차게 걸어가는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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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출근길...
지각이란 단어엔 관심이 없는 듯 느긋하게 걸어가는...
한 손엔 물병 같은 것을 들고 술 취한 듯
흐느적 거리며 위험에 처해 있는 달팽이와
죽어 있는 지렁이를 애석해 하며 땅만 보는...
오늘은 메주콩 줄기의 보라빛 꽃을 보자
핸드폰 카메라에 고이 담는 그놈...

내가 매일 보는 아침의 일상이다...
이래서 내가 살아가는 이유 이고,
늘상 취해 있는 이유 이다...

역시 오늘 주정에 대한 합리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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