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화 옆에서 부르는 노래


국화 옆에서 - 서정주

*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 보다.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천둥은 먹구름 속에서
또 그렇게 울었나 보다.

그립고 아쉬움에 가슴 조이던
머언 먼 젊음의 뒤안길에서
인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
내 누님같이 생긴 꽃이여

노오란 내 꽃잎이 피려고
간밤엔 무서리가 저리 내리고
내게는 잠도 오지 않았나 보다.


[ 국화옆에서 - 소리 : 황병기 ]

**
봄에는 소쩍새가,
여름에는 천둥이,
가을에는 무서리가...

젊음의 방황을 지나 거울 앞에 서서
자신을 돌아보는 '누님'같은
인생의 풍미를 지닌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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