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ies.../주저리주저리... choouk 2019. 4. 13. 12:44
자화상 - 서정주 애비는 종이었다. 밤이기퍼도 오지않었다. 파뿌리같이 늙은할머니와 대추꽃이 한주 서 있을뿐이었다. 어매는 달을두고 풋살구가 꼭하나만 먹고싶다하였으나....... 흙으로 바람벽한 호롱불밑에 손톱이 깜한 에미의아들. 갑오년(甲午年)이라든가 바다에 나가서는 오라오지 않는다하는 외(外)할아버지의 숯많은 머리털과 그 크다란눈이 나는 닮었다한다. 스믈세햇동안 나를 키운건 팔할(八割)이 바람이다. 세상은 가도가도 부끄럽기만하드라 어떤이는 내눈에서 죄인(罪人)을 읽고가고 어떤이는 내입에서 천치(天痴)를 읽고가나 나는 아무것도 뉘우치진 않을란다 찰란히 티워오는 어느아침에도 이마우에 엉틴 詩의 이슬에는 멫방울의 피가 언제나 서꺼있어 볓이거나 그늘이거나 혓바닥 느러트린 병든 숫개만양 헐덕어리며 나는 왔다. ..
Stories.../주저리주저리... choouk 2008. 10. 12. 12:12
국화 옆에서 - 서정주 *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 보다.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천둥은 먹구름 속에서 또 그렇게 울었나 보다. 그립고 아쉬움에 가슴 조이던 머언 먼 젊음의 뒤안길에서 인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 내 누님같이 생긴 꽃이여 노오란 내 꽃잎이 피려고 간밤엔 무서리가 저리 내리고 내게는 잠도 오지 않았나 보다. [ 국화옆에서 - 소리 : 황병기 ] ** 봄에는 소쩍새가, 여름에는 천둥이, 가을에는 무서리가... 젊음의 방황을 지나 거울 앞에 서서 자신을 돌아보는 '누님'같은 인생의 풍미를 지닌 꽃...
Stories.../길가 소리... choouk 2008. 9. 27. 00:05
* 어제 마신 술로 아직도 멍하다. 그래도 난 술을 끊어야 겠다는 생각은 전혀 없다. 그래서 그런지 집에 있는 사람은 나를 애 취급한다. 어제 내 생일 케익에 초를 세(三)개 꽂은 걸 보면... 오후.. 하늘은 보았다. 속은 쓰린데 파란 하늘을 보자 또 술 생각이 났다... 오늘... 아니 지금... 내가 철 없이 살아가고 있는 것 맞지..??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은 ** 서정주 詩, 송창식 노래 눈이 부시게 푸르는 날은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하자 저기 저기 저 가을 꽃자리 초록이 지쳐 단풍드는데 눈이 나리면 어이하리야 봄이 또 오면 어이하리야 내가 죽고서 네가 산다면 내가 죽고서 네가 산다면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은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하자
Stories.../주저리주저리... choouk 2007. 11. 4. 21:27
[ 선택 : 소리를 들으실분만 시작 버튼을 누르세요 ] 장사익 - 황혼길 * 황혼길 - 서정주 詩, 노래 : 장사익 새우마냥 허리 오구리고 누엿누엿 저무는 황혼을 언덕 넘어 딸네 집에 가듯이 나도 인제 잠이나 들까 구비구비 등 굽은 근심의 언덕 넘어 골골이 뻗히는 시름의 잔주름뿐 저승에 갈 노자도 내겐 없느니 소태같이 쓴 가문 날들을 역구풀 밑 대어 오던 내 사랑의 보또랑물 인제는 제대로 흘러라 내버려두고 으시시히 깔리는 머언 산 그리메 홑이불처럼 말아서 덮고 옛 비슥히 비기어 누어 나도 인제는 잠이나 들까 * 황혼의 친구 황혼의 문턱에서 쉬지 않고 멀리도 달려온 인생 흰 백발에다 주름진 얼굴로 당신과 마주앉자 밤 새는것 조차 모른체 오손 도순 이야기 꽃을 피우며 구부러진 등을 서로 두드리며 그리움에 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