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ies.../주저리주저리... choouk 2019. 4. 12. 12:22
슬픔은 슬픔에게 - 박서원 슬픔은 슬픔에게 던져 주어라 헤아리지 말고 해를 바라보며 탄식하지 말고 봄이면 꽃나무 여름이면 장마 겨울에는 바람 속에 눈꽃 속에 온몸을 띄워라 사시사철 우는 새는 바보, 바보, 바보 구름은 눈물, 눈물, 콧물, 터지는 아픔은 두고두고 아껴 쓰지 말고 아픔에게 던져주어라...
Stories.../주저리주저리... choouk 2019. 4. 12. 12:13
천국 - 이영광 봄꽃 그늘 지날 때 먼 것들, 모두 지척에서 숨 쉬고 숨 거둔 것들은 돌아와 심장에. 나는, 나는 저 흰 꽃의 깨끗한 흰빛이 참 마음에 드네. 신은 아무래도 이곳을 천국으로 지은 것 같으다. 사람이 낳는 괴로움 아니라면 고통은 받아들일 수 있네. 사람이 짓는 괴로움도 칼 받듯 하얗게 봄날엔 받을 수 있네 우주는 다 하늘이고 지구는 하늘의 작은 별나라 꽃 피듯 생이 제 혼몽을 젖히고 죽은 것들 꽃향기에 받아 적시는 반갑고 서러운 해후가 있어, 그늘이 희게 살찌는 날. 아무래도 신은 이곳을 천국으로 지은 것만 같으다. 아이 손에 부서지는 장난감처럼 천국은 오래 천국을 망치는 손안에 있었지만 하얀 그늘 하얗게 지고 나면 이곳은 또 천국의 지옥일 테지만...
Stories.../주저리주저리... choouk 2019. 4. 12. 11:55
친구가 화장실에 갔을 때 - 신진호 그 짧은 시간에 눈물을 훔쳤다 그리고는 서둘러 술잔을 비웠다 알지 못하리라 이런 가슴 아픔을 친구가 돌아올 때 나는 웃고 있었다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