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꾼의 변...
- Stories.../주저리주저리...
- 2007. 8. 4. 12:03
골목에서 골목으로
저기 조그만 주막집
할머니 한 잔 더 주세요
저녁 어스름은 가난한 시인의 보람인 것을...
흐리멍텅한 눈에 이 세상은 다만
순하디 순하기 마련인가
할머니 한 잔 더 주세요
몽롱하다는 것은 장엄하다
골목 어귀에서 서툰 걸음인 양
밤은 깊어가는데
할머니 등 위에
고향의 뒷산이 솟고
그 산에는
철도 아닌 한겨울의 눈이 펑펑쏟아지고 있는 것이다
*
술꾼에게 저녁 이른 귀가는 영 서툴게 마련이다.
익숙한 골목이 왠지 낯설고, 발걸음은 자꾸 엇 나간다.
바람만 슬쩍 불어도 술집 어느 구석으로 휙 날아갈 것 같은 심정!
그래서 오늘도 핑계 있어 한잔, 핑계없어 한잔이다.
왜 그렇게 마시냐고 술꾼에게 묻지 마시라...
맨송맨송 따지진 마시라....
어쨌든 몽롱하다는 것은 장엄하다
그래 술먹는데는 이유를 따질 필요가 없다...
그 어디 그 어느 안주라도 술과 친구되면 항상 행복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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